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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촉석루] 역텃세를 아시나요?- 장원(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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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40회 작성일 21-08-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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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354645

 

 

 

 

우리나라 농산어촌에는 텃세도 있고 텃새도 있다. 낙동강에도 텃새가 많다. 토종 텃새도 있지만 청둥오리나 물닭처럼 철새가 텃새가 된 경우도 있다. 시골에서는 텃새가 아니라 텃세 때문에 말이 많다. 반대로 역텃세 때문에 말이 많기도 하다. 생태적 관점에서 보면 텃세는 토종 텃새들이 하는 짓이고 역텃세는 텃새가 되려고 하는 철새들이 하는 짓이다.

텃세는 그 동네에 대대로 살아오던 사람들이 부리는 일종의 기득권 행사라 할 수 있고, 역텃세는 귀농귀촌자들이 기존의 동네사람들에게 부리는 다양한 파워 행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시골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많고 젊은 사람들은 도시로 거의 나가버려, 시간이 지날수록 귀농귀촌자의 숫자나 세력이 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텃세가 문제가 아니라 역텃세가 더 문제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역텃세와 텃세 문제가 시골에서 같이 존재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대체 어떻게 풀어야 할까? 사실 도시에서 귀농귀촌한 사람들이 시골에 오면 적응을 잘 못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데, 시골에 와서 시골법을 따르지 않다가 동네에서 미움 받는 경우도 있다. 시골로 오면 인사도 잘해야 하고 동네 경조사에도 빠지지 말아야 한다. 궂은일도 앞장서서 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꽤 많다.

그러면서 시골 인심이 어떠니 텃세가 심하니 이런 말들을 한다.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자기네들끼리 몇 백 년 이상 살아온 동네에서 귀농귀촌자는 굴러온 돌 아닌가. 그러니 처음에는 좀 힘들더라도 자신의 지위나 명성 이런 것들을 내려놓고 동네사람들과 잘 어울려야 한다. 이런 최소한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들은 어디서도 정착 못하고 철새처럼 이곳저곳을 떠돌아야 할 것이다.

물론 시골에도 문제가 있다. 정작 10년 후에 초고령 사회가 되면 동네 자체가 사라질 것인데, 서로 양보해서 조화롭게 살아야 할 것이다. 시골마을은 들어오는 사람들을 품어주어야 하고, 도시에서 들어가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겸손해야 한다. 이것이 시골과 도시가 같이 사는 법이다. 철새와 텃새가 같이 사는 법이다.

장원(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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