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유토피아대학원 · 농촌유토피아연구소

[경남도민일보] 학교 넘어 마을 살린 지역구성원 교육협치 - 기획연재 : 작은학교, 숫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48회 작성일 21-08-25 15:23

본문

Z026_755937_441476_0656.jpg

출처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55937

 

 

폐교위기 학교 곧 마을 위기로 


지역민·학교·교육청·자치단체 다양한 교육활동 지원 나서 


학생수 늘고 인구 유입까지 


 


사법고시 합격의 영광보다 더 위대하고 고귀한 초등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3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원계리 원계마을 입구에 마을에서 몇십 년 만에 초등학교 입학생이 나온 일을 축하하는 펼침막이 걸렸다. 

펼침막 내용은 아이들 웃음소리가 사라져가는 농산어촌의 현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학교의 위기를 마을의 위기로 여긴 지역민(학부모 포함)은 생존 자체에 질문을 던졌다. 

이에 학교(교사)와 교육청, 자치단체가 '공존'으로 화답하며 양질의 작은학교 운영이 마을을 바꾸고 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마을학교를 운영 중인 고성 대흥초등학교. /대흥초 


 



◇소규모학교의 몸부림 = 경남도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은 지난해 우수한 작은학교 운영 모델을 찾고자 경남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행복학교 중 소규모학교 사례를 분석했다. 

경남지역을 동부권과 서부권으로 나누고 각 권역에서 3개 학교를 지정해 총 6개 학교를 살펴보고 '지역사회 작은학교 활성화 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6개 학교는 다시 농촌형 학교 4곳, 도시형 학교 2곳으로 나뉜다. 


  


고성 대흥초등학교는 기초학력 보장을 학교 특색활동으로 운영하며, 지역사회와 연계한 마을학교를 운영 중이다. 

매주 목·금 지역사회 전문가를 초빙해 학생의 시야를 넓히고 다양한 교육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창원 3개 학교 중 성호초등학교는 창원교육지원청의 구도심학교 살리기 '르네상스 프로젝트' 예산을 활용해 1인 1악기 학교 특색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등초등학교는 작은학교라는 특성을 반영해 무학년제 육남매 동아리 활동을, 제황초등학교는 학생-학부모-지역민이 함께하는 '마을 교육과정'을 학교 특색활등으로 수행하고 있다. 


  


창녕 유어초는 주변 우포늪을 활용해 생태해설 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을 특성화수업으로 펼친다. 

세계시민교육이라는 다문화교육은 농촌지역에서 가속화하는 인구 특성과 학교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함양 지곡초등학교는 함양군이 추구하는 선비문화 가치를 반영해 한자, 태권도, 전통놀이 등을 특색교육활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교육연구정보원은 이들 학교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특성이 작은학교의 성공적 운영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역 차원의 자구적 노력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력 △학부모의 학교 참여 활성화(학부모 학교 참여 보장) △농어촌의 교육적 현실을 감안한 교육과정 운영 지향 등이다. 


  


고성 대흥초등학교는 한때 폐교 위기까지 겪었지만, 지역의 지원과 행복학교 지정을 통해 전학 비율이 증가할 정도로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 

창원시 진해구 원도심에 있는 제황초등학교는 교사들이 뜻을 모아 혁신교육운동을 실천했고, 현재 학급당 20명을 넘고 있어 작은학교의 장점이 퇴색되는 것이 아니냐는 학부모의 우려가 생길 정도로 변화를 이끌어냈다. 


  


교육연구정보원은 "6개 학교는 공식적인 우수 사례는 아니지만, 작은학교의 좋은 사례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농촌지역 작은학교는 교육지원청이 인구 급감을 밀접히 느끼고 있기 때문에 행정·재정적 지원을 과감하고 급속하게 추진하는 반면, 대도시 외곽지역 면 단위 작은학교는 교육지원청의 적극적인 지원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농촌지역은 전체 인구 수가 감소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서 전입을 하지 않는 이상 자체적으로 학생 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 주변 우포늪을 활용해 생태해설 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을 특성화수업으로 펼치는 창녕 유어초등학교 교육 활동 장면. /유어초 


 



◇마을 살린 학교 = 자연발생적으로 출현한 농촌지역 소규모학교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경남지역에서 시작된 의미있는 시도와 성과가 눈길을 끈다. 


  


'전학을 오면 집과 일자리를 드립니다'라는 파격적인 공약으로 마을에 활기를 넣은 함양 서하초등학교 사례는 전국에서도 주목하는 작은학교 살리기 모델이 되고 있다. 


  


서하초등학교는 2019년 6학년이 졸업하면서 14명이던 전교생이 10명으로 줄어 폐교 위기에 놓였다. 

보다 못한 지역민이 파격 제안을 했다. 

학생모심위원회 장원 위원장이 주인공으로, 지역민 대상으로 진행하는 학교 설명회를 전국 설명회로 일을 키워보자는 것이다. 

학교, 동창회, 지역사회와 교육청이 모여 학생모심위원회를 꾸렸고, 집과 일자리를 주는 파격 공약을 준비했다. 

학교는 전교생 국외 어학 연수와 장학금을 약속했다. 

학교 살리기 기금 1억 원 모금운동을 시작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신귀자 교장은 "동문회가 통 크게 후원했고, 학부모 지역민들이 십시일반 동참해 모금액이 1억 원을 넘어섰다. 

허름한 빈집 5채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국에서 75가구 144명이 전학을 오겠다며 신청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분교로 격하될 것을 걱정하던 서하초등학교는 엄격한(?) 기준으로 전학생을 선발해야 할 만큼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됐다. 

이후 스스로 집을 구해 이사 온 2가구를 포함해 지난해 총 7가구 15명이 전학을 왔다. 

여기에 함양군과 경남도가 지원을 뒷받침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추가로 참여해 아이토피아(아이와 유토피아를 합성한 말) 사업을 추진해 올해 학생은 유치원생을 포함해 42명으로 늘었다. 

금반초등학교와 중학교 등 인근 학교 학생 수가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함양군은 이와 연계해 농촌 재생을 추진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크게 3단계로 추진되는 '농촌유토피아' 사업은 1단계는 주거확충사업, 2단계는 생활 기반(SOC)사업, 3단계는 농촌 활력 증진사업으로 학교 살리기 차원을 넘어 가정-마을-지역사회 관점까지 고려하고 있다. 

군은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한 지역사회 활성화를 목표로, 작은학교를 지역사회 활성화의 핵심 거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신 교장은 "다양한 지역에 살던 학부모가 자녀 전학을 결정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작은학교 그 자체의 교육적 장점이었다. 

경쟁에서 벗어나 자녀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나갈 힘을 길러줄 수 있는 환경을 1순위로 꼽았다. 

농촌이나 작은학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자연과 사람, 교육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강점을 살려나가고 유지하는 것은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단순히 작아지는 학교 살리기를 넘어 지역의 교육력을 높이려는 학교-지역민-교육청-지자체 협력 모델은 이제 하나의 정책이 됐다. 

'경남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의 바탕에는 소규모학교들의 생존법과 서하초등학교의 유의미한 성과가 있다. 


 


☞ 소규모학교 - 작은학교 = '소규모학교'는 적정규모 학교 육성 권고에 따라 통폐합 대상이라는 의미가 있다. 

'작은학교'는 지역 여건에 따라 소규모학교 통폐합만이 능사가 아니고, 작지만 알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소규모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에서 생겨났다. 

관련 조례에서는 작은학교를 학생 수가 60명 이하인 학교로 규정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lhy@idomin.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2021 © 농촌유토피아대학원 · 농촌유토피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