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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경남신문] 농촌 살리기, 작은 면 지역의 초등학교가 키우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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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78회 작성일 21-08-2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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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seob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628

 

 

교육환경 개선 살리는 것이 인구정책 1번 과제여야  장기적 안목에서 대책 필요 

  

작은학교 서하초의 기적 통해  농산어촌 살릴 성공모델 발견 

  

함양군 유림초, 의령군 대의초  거창군 가북초·신원초 등  농촌유토피아 가시적 성과 보여 

 




14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곳에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고위 관료들이 찾아온 것은 지역 사정에 비추어봤을 때 주목을 끌만 한 사안이었다. 군청이 소재한 읍도 아니고, 면의 조그만 학교에 높은 분들이 한꺼번에 온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7일 정세균 총리를 비롯해 변창흠 국토부장관, 김현수 농림부장관,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문성현 노사정 위원장 등 정부 고위각료들이 함양 서하초등학교를 찾은 것은 마을을 들썩이게 만든 만큼이나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다. 

  

농산어촌 문제 해결과 농촌유토피아를 구상하는 다양한 활동을 피부로 실감하고, 관학연의 성공모델인 서하초의 사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인구소멸로 사라져가는 농촌 살리기 방향에 대해 정부 차원의 관심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달랐다. 

  

인구소멸은 대부분의 농산어촌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거창·함양·산청·합천 지역의 경우도 미래에 직결되는 신생아 수와 초등학교 신입생 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면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막연하게 심각함을 느끼던 인식이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되자 위기의식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읍 지역을 제외한 면 지역의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거창군의 경우 신입생의 수가 소폭 늘기는 했으나, 전체 초등학생 중 열에 아홉은 거창읍의 초등학생이다. 편중도가 90%에 달하고 있다. 

  

4개 군 모두 읍의 실태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그렇지만 일부 특성 있는 면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면들의 경우 상당수가 소멸 위협에 처하며, 미래가 사라질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정세균 총리가 함양 서하초 공공임대주택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함양군> 

 

서부경남신문이 최근 거창·함양·산청·합천지역 51개 읍면의 초등학교 학생 수와 신생아 증감 현황을 보도(2월 8일자)한 이후 주민들의 우려도 커졌다. “새싹들이 없다니 심각하다” “거함산합의 미래가 큰일이다” “저출산이 정말 큰 문제다” 등 걱정 어린 반응들이 쏟아졌다. 

  

인구소멸을 막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인구정책과 교육정책 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정세균 총리의 함양 서하초등학교 방문은 이 문제를 바라보는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서하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한 사례를 국가 차원에서 주목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하초는 지난 2019년 폐교위기에 몰리자 전국을 대상으로 ‘전교생 해외 어학연수, 빈집 제공, 학부모 일자리 알선’이라는 이색적인 제안을 내걸었다. 학생모심위원회도 구성됐다. 그 결과 전교생이 14명에 불과해 폐교위기에 몰린 학교가 불과 1년 만에 30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주민, 행정관청, 학교의 합작 


 


서춘수 함양군수가 ‘함양형 농촌유토피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여기에는 함양군의 주거플랫폼도 도움이 됐다. 서하초에 입학하거나 전학 오는 도시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12호)을 만든 것이다. 지난해 4월 경상남도, 함양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서하초 학생모심위원회 5개 기관이 ‘농촌유토피아 선도적 실행을 위한 기본협약’ 체결 후 공사가 진행돼 1월 완공됐다. 

  

공공임대주택은 건축면적 737㎡(223평), 연면적 1143㎡(346평) 규모로 전학 가정을 위한 다자녀형 주택 10채와 저소득 가정과 귀농·귀촌인을 위한 주택 2채로 구성됐다. 

  

함양형 농촌유토피아 사업의 3단계 가운데 1단계 사업으로 도시와 농촌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범사업이기도 하다 도시민은 물론 은퇴세대, 청년들이 농촌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주거·일자리·교육이 결합한 사업모델인 것이다. 

  

농촌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안정적 주거환경을 바탕으로 일자리와 학교가 필수라는 점에서 서하초를 중심으로 한 함양 유토피아사업의 상징성은 크다. 주민과 행정관청, 학교가 연합한 민관교 합작품이었다. 



 


이후 비슷한 사례들이 잇따랐다. 함양군 유림면 유림초등학교가 의령군 대의초, 창녕군 유어초와 함께 경남도·경남교육청의 올해 ‘경남 작은학교 살리기 공모사업’에 선정됐고, 거창군 가북면 가북초등학교의 농촌유토피아사업도 작은 성과가 보이고 있다. 

  

유림초등학교는 현재 초등 18명, 유치원 4명 등 22명의 소규모 학교다. 1932년 9월 개교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사회 중심 학교로서 이번 선정을 통해 경남도와 함양군, 교육청에서 각각 5억원씩 모두 15억원을 지원받아 인프라 구축 및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펼친다. 

  

구체적으로 임대주택 건립(10호), 빈집정비(10호), 보행환경 및 도로환경 개선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구축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임대주택 건립, 학교는 개인 맞춤형 아이자람 프로젝트와 교육시설 환경개선 사업을 펼쳐 도시민 유입을 유도할 예정이다. 

  

거창군 가북면 가북초등학교는 폐교위기 탈출을 위한 농촌유토피아 사업을 진행하면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0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신원면 신원초등학교, 전북 무주 부당초등학교, 남원 사매초 등과 함께 전국 설명회를 개최한 이후 서울 8남매, 제주 4형제 등 전국에서 5가구 28명의 전입 인구 유치와 20명(초등생 11명, 유치원생 9명)이 전·입학한 것이다. 

  

가북 플러스(PLUS)위원회를 구성해 전입 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빈집 4채를 무상임대를 통해 지원했고, 주택지원사업도 펼쳤다. 거창군 지역일자리센터와 연계해 전입자 맞춤형 일자리 알선도 펼쳤다. 마을의 빈집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이장협의회와 총동창회, 주민자치위원회와 청년회 등이 학교 발전기금도 모금했다. 

  

신원초등학교 역시 신바람위원회를 구성해 지난해 서울 설명회에 참석했고, 올해 5명의 전입생이 생기며 폐교위기에서 희망이 생겨났다. 

  



보육 시설, 농번기 돌봄교실 중용 

 

 

거창군 신원면 신원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우성만 전 교사는 “교육환경 개선이 인구정책 1번 과제”라며 “면 교육환경 개선은 면 지역 살리기가 1번 과제”라고 강조했다. “영·유아 보육 시설과 농번기 돌봄교실 운영, 초중생 학력보충지원의 교육환경개선”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우 전 교사는 여기에 “학부모 소득증대, 문화환경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며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으나 의지가 있다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환경이 아닌 금수강산의 자연환경, 그리고 책 속에 있는 죽은 자연보다 살아있는 자연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찾아야 한다”면서 “대도시 학교에서 만연한 학교폭력이 해결되지 않는 것은 노력부족이 아니고, 작은 학교 자연 속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1등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자연친화적인 농촌 교육환경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의미였다. 

 


신생아 출산 저조에 따른 인구소멸과 학생 수 감소는 단시간 안에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장기적인 대책도 중요하다.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연연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도 줄여야 한다. 유아교육시설은 젊은 세대 가정의 귀농·귀촌을 유도하기 위해 필수적인 시설이다. 

  

올해 함양 안의중학교가 12년째 3학급을 유지하다 5학급으로 늘어난 것은 교장을 중심으로 한 학교와 지역사회의 오랜 노력 덕분에 가능한 결과였다. 

  

특히 함양군 안의면이 지난 2월 4일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2020년 마을정비형 공공주택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것은 학생 수 증가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계획대로 100가구 정도의 공동임대주택이 2023년 공급되면 지역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성만 전 교사는 “아직 희망은 있다, 좀 더 종합적 방책을 찾아야 한다”며 공공주택의 경우 귀농 귀촌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도시나 읍 중심으로 형성된 인구를 면 지역으로 분산시킬 수 있도록 긴 안목의 대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농산어촌 유토피아 비전 선언문 


 


지난 2월 27일 함양 서하초 주거플랫폼 입주식에서 발표됐다. 이 자리에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변창흠 국토부장관, 김현수 농림부장관 등 60여명의 정부 고위각료들이 참가했다. 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첫 번째)을 비롯해 참가자들이 ‘농산어촌유토피아 비전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지금 우리는 대전환의 격동기에 살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팬데믹, 디지털혁명과 그린혁명, 저출산과 고령화가 한꺼번에 맞물려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전환의 시대에 새로운 인류문명을 향한 희망의 길을 농산어촌이 엽니다. 

  

농산어촌은 자연친화적 삶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공존의 공간입니다. 지금은 비록 적잖은 곳이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지만, 생태적 삶의 구현공간, 도농상생의 융합공간, 협력과 공생의 학습공간, 그리고 미래를 예비하는 실험공간으로서 농산어촌의 본질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농산어촌은 우리 곁에 있는 ‘유토피아’입니다. 농산어촌 유토피아란 먹고 사는 걱정이 없고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한 세상입니다.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모두가 문화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입니다. 개인의 자아실현을 향한 노력이 공동체의 발전과 자연스레 만나는 곳입니다. 

  

농산어촌 유토피아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넘어 지구촌의 등불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껏 인류가 기대온 도시중심적·기술중심적·소비지향적 문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넘어 하나뿐인 지구에서의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상생’이라는 더 높은 가치를 내겁니다. 

  

이런 농산어촌유토피아 건설을 위해 우리가 새겨야 할 몇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1. 농산어촌유토피아 건설은 무엇보다 침체된 농산어촌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기본적으로 일자리, 주거, 의료, 복지, 교육, 문화 등의 융복합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2. 농산어촌 유토피아는 친환경 농업과 스마트 농업을 바탕으로 이른바 ‘반농반X’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일과 삶의 균형 곧 ‘워라밸’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건설되어야 한다. 

  

3. 농산어촌 유토피아는 우선적으로 농산어촌 주민들에게 혜택이 주어져야 하며, 도시와 농촌 사이의 유기적 융합과 상호교류를 통해 모두에게 그 이익이 폭넓게 공유되어야 한다. 나아가 농산어촌 유토피아는 도시민들의 귀농, 귀촌, 귀향, 귀본의 보금자리이자 사회적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 

  

4. 농산어촌 유토피아는 국토의 공간적 균형발전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농산어촌 자체의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만들어져야 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살고 싶은 곳으로 건설되어야 한다. 

  

5. 농산어촌 유토피아 건설은 상생, 연대,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자치와 협치를 통해 논의되고 결정되어야 하며, 또한 지역 수요자 중심의 관점에서 실질적이고도 창의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6. 농산어촌 유토피아는 농산어촌만을 위한 것이라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국가와 국토와 국민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구현되어야 하며, 국가는 농산어촌 유토피아 구축을 위해 그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7. 경제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에서 농산어촌의 한계를 극복한 도농상생의 유토피아를 만들어낸다면, 이것은 또 하나의 기적으로 세계의 귀감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농산어촌유토피아 운동이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나야 합니다. 인구감소와 농산어촌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바로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곳곳에서 희망이 봄처럼 움트고 있습니다. 우리가 한 걸음 함께 내딛기만 하면 봄은 옵니다. 오늘 우리 바로 여기에서, 그 희망찬 봄, 농산어촌 유토피아의 시작을 힘차게 선언하는 바입니다. 

  

2021년 2월 27일 

농산어촌 유토피아 비전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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